개인맞춤형 암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신생항원·HLA·mRNA 치료 원리

개인맞춤형 암 백신 제작 과정

개인맞춤형 암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신생항원과 mRNA 치료 원리

암 치료에 사용되는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은 일반적인 예방접종과는 조금 다릅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백신처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백신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종양에서 나타나는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고 그 사람의 암세포가 가진 특정한 특징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내 암을 위한 백신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종양 조직 채취 → 유전자 분석 → 신생항원 확인 → HLA 분석 → mRNA 제작 → T세포 활성화 → 키트루다와의 병용 이라는 흐름을 하나씩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 꼭 알아두세요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은 현재 여러 암종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연구 단계의 치료법입니다. 유방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준치료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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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번째 단계: 종양 조직을 채취합니다

개인맞춤형 암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암세포에 어떤 유전적 특징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술이나 생검 등을 통해 종양 조직을 확보하고, 암세포의 DNA와 RNA 등을 분석합니다.

왜 굳이 환자의 종양 조직이 필요할까요?

개인맞춤형 백신의 핵심은 바로 “그 환자의 암에서만 또는 주로 나타나는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NCI는 개인맞춤형 암 백신을 환자의 종양에서 나타나는 분자적 특징을 분석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백신을 설계하는 치료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NCI - How mRNA Vaccines Might Help Treat Cancer

2. 두 번째 단계: 암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합니다

종양 조직을 확보하면 암세포의 유전적 변이를 분석합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DNA 및 RNA 염기서열 분석 등을 이용하여 암세포에서 어떤 변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그 변이 가운데 실제로 단백질의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모든 유전적 변이가 백신의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이가 실제로 면역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표적, 즉 신생항원(neoantigen)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입니다.

3. 세 번째 단계: 신생항원(Neoantigen)을 찾습니다

개인맞춤형 암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신생항원(neoantigen)입니다.

신생항원은 암세포에서 발생한 특정 유전적 변화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비정상적인 항원입니다.

정상세포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정상세포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암세포를 구별하는 표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암세포에 붙어 있는 “이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다르다는 표시”를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세포에 생긴 모든 변이가 좋은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진은 여러 유전적 변이 가운데 실제로 면역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신생항원을 선별해야 합니다.

NCI에 따르면 이 과정에는 유전자 분석뿐 아니라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어떤 신생항원이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는 과정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NCI - Neoantigen mRNA Personalized Cancer Vaccine

4. 네 번째 단계: HLA가 중요한 이유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이 HLA(Human Leukocyte Antigen)입니다.

HLA는 우리 몸의 세포 표면에서 항원 조각을 면역세포에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려면 단순히 “암세포에 이상한 단백질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단백질의 일부가 적절한 형태로 제시되고, T세포의 수용체가 이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HLA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맞춤형 암 백신에서는 환자의 HLA 유형과 신생항원이 얼마나 잘 맞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됩니다.

따라서 개인맞춤형 암 백신은 단순히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찾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유전적 변이 → 신생항원 예측 → 환자의 HLA와의 관계 → 면역반응 가능성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 백신에 사용할 표적을 선정하게 됩니다.

5. 다섯 번째 단계: 선택된 정보를 mRNA에 담습니다

이제 연구진은 여러 후보 가운데 백신에 사용할 신생항원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선택된 신생항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필요한 유전정보를 mRNA(messenger RNA) 형태로 설계합니다.

mRNA는 우리 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일시적인 지시를 전달하는 분자입니다.

암 백신에서는 이 원리를 이용해 면역계가 암세포의 특정 신생항원을 인식하도록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요한 점은 mRNA가 DNA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mRNA는 세포 안에서 일시적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전달한 후 분해됩니다.

American Cancer Society - mRNA Vaccines

6. 여섯 번째 단계: mRNA가 면역반응을 유도합니다

백신으로 투여된 mRNA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 필요한 단백질 또는 항원 정보를 만들어내도록 작용합니다.

이후 항원제시세포가 해당 항원 정보를 면역계에 제시하면서 T세포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면역반응이 유도됩니다.

특히 개인맞춤형 암 백신에서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암세포가 가지고 있는 특정 신생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에서 표적을 찾고

→ 그 표적에 대한 정보를 백신에 담고

→ 면역계에 보여주고

→ T세포가 그 표적을 인식하도록 돕는 것

이후 T세포가 동일한 신생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다시 만나면 이를 인식하고 공격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암의 종류와 환자의 면역상태, 종양의 특성 등에 따라 면역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7. 그렇다면 키트루다(Keytruda)는 왜 함께 사용할까?

개인맞춤형 암 백신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약물이 바로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입니다.

여기에는 면역관문억제제(checkpoint inhibitor)의 작용 원리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에는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강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여러 장치가 있습니다.

암세포는 이러한 면역 억제 신호를 이용해 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도 합니다.

키트루다는 PD-1이라는 면역관문을 차단하여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개인맞춤형 암 백신과 키트루다의 병용은 서로 다른 역할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개인맞춤형 암 백신

T세포가 어떤 암세포를 표적으로 인식할지 알려주는 역할

키트루다

PD-1 면역관문을 차단하여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줄이는 역할

즉, 연구자들은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면역계를 자극하는 것”과 “그 면역반응이 억제되지 않도록 돕는 것”을 함께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연구를 진행해 온 것입니다.

물론 이 조합이 모든 암이나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효과와 안전성은 암종과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8. 개인맞춤형 암 백신을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한 이유

이 과정을 보면 왜 개인맞춤형 암 백신을 바로 만들어 사용할 수 없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환자마다 종양의 유전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종양 조직을 확보해야 하고, 이후 유전자 분석과 신생항원 예측, 표적 선정, 백신 설계와 제조 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NCI가 소개한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 연구에서는 종양 조직을 확보한 후 백신을 제조하는 데 약 1~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개인맞춤형 암 백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확한 신생항원 선정뿐 아니라 제조 속도, 품질관리, 비용, 환자에게 필요한 시점에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9.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개인맞춤형 암 백신이라는 이름만 보면 마치 환자의 암을 정확하게 찾아 치료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1. 어떤 신생항원이 실제로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킬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 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암세포 주변의 종양미세환경이 T세포의 활동을 억제할 수도 있습니다.
  4. 환자마다 HLA 유형과 면역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맞춤형 암 백신 연구에서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신생항원을 선택하고, 어떤 치료와 조합해야 가장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만들 수 있는지를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10. 그렇다면 유방암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은 유방암에서도 연구되고 있지만, 현재 유방암 환자가 일반적으로 처방받는 표준치료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암학회(ACS)는 mRNA 암 백신이 유방암을 포함한 여러 암종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유방암에도 연구되고 있는 치료 전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특히 최근 개인맞춤형 mRNA 백신에서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대표적인 3상 INTerpath-001 연구는 완전히 절제된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따라서 흑색종에서 얻은 결과를 그대로 유방암 치료 효과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마무리하며

개인맞춤형 암 백신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의 암이 가진 특징을 분석하여 면역계가 인식할 수 있는 표적을 찾아 치료를 설계한다는 점입니다.

종양 조직을 분석하고, 유전적 변이를 찾고, 신생항원을 예측하고, 환자의 HLA와의 관계를 확인한 뒤, 그 정보를 mRNA 백신에 담아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은 이러한 항암 면역반응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하지만 아직 모든 암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며, 특히 유방암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임상시험과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암 치료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와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연구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실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시점과 효과는 임상시험을 통해 차근차근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실제 임상시험에서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이 어떤 결과를 보였는지, 키트루다와 병용했을 때 어떤 연구 결과가 나왔는지, 그리고 유방암에 적용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