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전절제, 수술후관리, 유방재건)

솔직히 저는 DCIS 진단을 받았을 때 "0기면 괜찮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미세침윤과 비정형 조직 분포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그 안이한 생각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전절제냐 부분절제냐를 두고 몇 주를 고민한 끝에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로 겪은 것'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방암 수술 선택 전절제 VS 유방보존술


전절제와 유방보존술,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가

DCIS(상피내암)란 유방의 유관 안에 암세포가 생겼지만 아직 주변 조직을 침범하지 않은 초기 상태를 말합니다. 0기라는 표현 때문에 가볍게 느껴지지만, 제 경우처럼 미세침윤(Microinvasion)이 동반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세침윤이란 암세포가 유관 벽을 아주 조금 뚫고 나온 상태로, 엄밀히 말하면 순수한 0기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의사는 저에게 두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유방보존술(Breast-Conserving Surgery) 후 방사선치료를 받거나, 전절제술(Mastectomy)로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두 수술의 장기 생존율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도 적절한 환자에서는 그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이가 어렸고, 비정형 조직이 넓게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방사선치료까지 추가로 받는 것에 저는 심리적인 부담이 컸습니다.

"전절제를 하면 재발이 없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전절제술을 해도 재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으며, 재발 가능성은 병기, 림프절 전이(Lymph Node Metastasis) 여부, 암의 분자 아형(Molecular Subtype)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림프절 전이란 암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퍼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결국 저는 "방사선치료 없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 선택지로 전절제를 택했고, 이것이 제 상황에 맞는 판단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어떤 수술이 더 좋은가가 아니라, 나의 암 특성과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치료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로 수술 방식의 결정에는 아래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됩니다.

  1. 종양의 크기와 유방 내 위치
  2. 여러 부위에 병변이 있는지 여부(다발성 병변)
  3. ER·PR·HER2 수용체 검사 결과 (호르몬 수용체 및 표적치료 여부 결정)
  4. BRCA1·BRCA2 유전자 변이 유무
  5. 이전 방사선치료 이력
  6.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본인의 선호도

ER·PR 수용체 검사란 암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에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호르몬 치료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HER2는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로, 과발현 여부에 따라 표적치료제 적용이 결정됩니다. 이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출처: American Cancer Society).


전절제술과 유방보존술 비교

구분유방 보존술(부분절제술)유방 전절제술
제거 범위암과 주변 정상 조직 일부유방 전체
유방 보존가능불가능
방사선치료대부분 필요일부 환자에서 필요
재건수술일반적으로 필요 없음필요에 따라 시행 가능
장기 생존율적절한 대상에서는 전절제술과 유사적절한 치료 시 유방보존술과 유사


유방암 수술 후 회복 과정 | 수술 당일부터 퇴원까지 실제 경험

수술 전 준비 과정이 생각보다 길고 꼼꼼했습니다. 호르몬 검사, MRI 촬영, 수술 일주일 전 피검사까지 마치고 나서 간호사에게 약 1시간 넘게 주의사항 설명을 들었습니다. 평소 복용하던 비타민과 일반 약들도 모두 중단해야 했고, 수술 전날 저녁부터는 금식에 들어갔습니다.

수술 전날 밤에는 Hibiclens(히비클렌즈)라는 제품으로 샤워를 해야 했습니다. Hibiclens는 4% 클로르헥시딘 글루코네이트(CHG)를 함유한 항균·살균 스킨 클렌저로, 수술 부위의 피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처음엔 이게 왜 필요한지 몰랐는데, 수술 부위 감염(SSI, Surgical Site Infection) 예방을 위한 표준 프로토콜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 담당 외과의, 성형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가 차례로 병실에 들러 제 상태를 확인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긴장으로 굳어 있던 저를 한 명 한 명이 진심으로 안심시켜 줬고, 그 작은 배려가 생각보다 많은 위안이 됐습니다. 수술은 잘 마무리되었고, 1인실에 배정되어 간호사가 일대일로 돌봐줬습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갈 때도, 다음 날 처음 걷는 연습을 할 때도 간호사가 함께 있어줬습니다. 보호자 없이도 충분히 지낼 수 있을 만큼이었습니다.

퇴원은 수술 당일 저녁에 이루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에는 며칠의 입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하루도 채우지 못하고 나와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평소에는 느끼지도 못하던 도로의 덜컹거림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게 꽤 힘들었습니다. 통증은 일반 진통제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눕고 일어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결국 수술 후 한동안은 누운 채로 잠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서, 앉은 자세로 밤을 보냈습니다.

배액관(JP Drain)이 양쪽에 달려 있었던 것도 예상보다 불편했습니다. JP Drain이란 수술 부위에 고이는 혈액과 림프액을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삽입하는 관으로, 회복 초기에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배액량을 측정하고 기록해야 했는데, 이 루틴이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것이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담당 간호사가 매일 전화로 체크해줬던 것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샤워는 수술 후 가능하다고 했지만,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혹시 상처가 벌어질까 봐 일주일 내내 참았습니다. 병원에서 압박브라(Compression Bra)를 착용하라고 줬는데,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교과서대로 지키기 어려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고,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은 개인 판단에 맡길 수 있는지 의료진과 미리 더 명확하게 확인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방 재건 수술 과정 | 조직확장기와 실리콘 보형물 재건 실제 경험

전절제 후 유방 재건(Breast Reconstruction)은 크게 자가조직 재건과 보형물 재건으로 나뉩니다. 자가조직 재건이란 본인의 복부나 등 근육의 지방 조직을 떼어내 유방을 만드는 방법으로, 보형물 없이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자가조직 재건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로부터 제 복부에 충분한 지방이 없어서 적용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말이 처음엔 좀 허탈했습니다.

결국 보형물 재건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 경우에는 1차 수술에서 조직확장기(Tissue Expander)를 먼저 삽입합니다. 조직확장기란 피부와 근육을 점진적으로 늘리기 위해 임시로 삽입하는 풍선 형태의 장치입니다. 이후 1주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조직확장기에 식염수를 주입하면서 피부를 조금씩 늘려나갑니다. 이 과정을 약 3개월에 걸쳐 반복한 뒤, 충분히 늘어나면 조직확장기를 실리콘 보형물로 교체하는 2차 재건 수술을 받게 됩니다.

식염수를 주입하고 나면 가슴이 답답하고 뻐근하고 조이는 느낌이 하루 이틀 이어집니다. 제 경험상 이건 통증이라기보다는 불쾌한 압박감에 가까웠습니다. 집에 돌아와 스트레칭을 하고 쉬면 어느 정도 풀리긴 했지만,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심리적으로도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방 재건은 수술 한 번으로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수개월에 걸친 여러 단계의 시술과 수술이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수술 후 팔 운동과 재활, 생각보다 더 중요했습니다

수술 후 팔을 위로 뻗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머리를 감거나 높은 선반에 있는 물건을 꺼내는 평범한 동작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담당 간호사와 물리치료사는 적절한 시기에 시작하는 재활 운동이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담당 간호사가 알려준 스트레칭을 집에서 꾸준히 따라 했던 것이 어깨 관절 가동 범위(Range of Motion, ROM)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관절 가동 범위란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의 범위를 의미하며, 유방암 수술 후에는 통증과 흉터 때문에 이 범위가 줄어들기 쉽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상처가 안정될 때까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이후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에서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림프부종 예방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이나 감시림프절생검(Sentinel Lymph Node Biopsy)을 받은 환자라면 림프부종(Lymphedema)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됩니다.

림프부종은 림프액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팔이나 손이 붓는 증상으로, 수술 직후뿐 아니라 수년이 지난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모든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생활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피부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상처를 예방하기
  •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지 않기
  • 규칙적인 팔 운동하기
  • 적정 체중 유지하기
  • 팔이 붓거나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하기


예전에는 수술한 팔은 거의 사용하지 말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회복과 림프부종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나 재활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문헌 / 출처 표시 방법 

참고 자료

국가암정보센터 – 유방암 치료

🇺🇸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 – Caring for Your Jackson-Pratt Drain
JP Drain(배액관) 관리 방법
🇺🇸 American Cancer Society – Mastectomy(전절제술의 적응증과 치료 과정)